사이버 탐정 이정남 인터캅 사장 | |
[I-Weekly 2003-07-08 11:03] | |
인터넷 범죄 수사의 대부 격인 인터캅 이정남(48) 사장이 탐정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이 사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사이버 범죄수사의 길을 연 입지전적 인물. 95년 10월 경찰청장을 설득한 끝에 외사3과의 하부조직으로 해커수사대를 발족한 사람이다. 하지만 그가 이 길로 들어선 것은 우연에 가깝다. 경찰에 입문한 때가 79년, 어느 한 일간지 ‘경찰채용공고’를 본 것이 그 시작이다.
생계를 위해 경찰에 지원했지만 그의 욕심은 유별났다. 늘 무언가를 배우는 데 열중이었다. 그에게는, 그리고 그의 부인에게는 결혼반지가 없다. 경찰 시절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카세트를 사면서 팔아치웠다. 그 뿐만 아니다. 86년 무렵, 당시 3백5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컴퓨터를 산 것. 당시 경찰 월급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이러한 열정은 향후 경찰로서의 그의 경력에 상당한 변화를 초래했다. 85년 인터폴에서는 한국 파견 직원을 모집했고 영어, 전산, 통신분야에 대한 이해와 수사경험이 모집 조건이었다. 이정남 사장은 85년 12월, 국내 인터폴 파견 요원으로 선발되면서 또 다른 길을 걷게 된다.
“94년 11월 벨기에 암연구센터 해킹 사건이 터졌습니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한국이 거론됐는데 경유지로 쓰인 건지, 한국사람이 침입한 건지 알아봐 달라는 수사의뢰가 있었죠. 이 사건이 첫 해킹 수사였습니다.”
이때부터 해커 수사 전담 부서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경찰청장을 설득, 결국 해커수사대를 발족시켰다. 이후 97년 7월 컴퓨터수사대로, 99년 사이버테러대응센터로, 2000년 지방청마다 사이버 범죄를 수사하는 조직이 갖춰지도록 토대를 만든 셈이다.
‘해커 10만 양병론’을 주장해 주목을 끈 주인공도 그다. 지난 1·25 인터넷 대란에서 보듯, 사이버 세상의 기반 인프라가 망가지면 현실 세계 또한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경찰생활을 접고 민간기업으로 몸을 옮겼다. 시큐어소프트와 함께 설립한 해커스랩도 이를 위한 ‘기구’였다
경찰에서 민간 보안업체의 대표로 자리를 옮겼던 그가 최근 인터넷 범죄 전담 탐정으로의 전업을 선언했다. 이러한 전업 이유는 “이미 시장이 이러한 비즈니스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업들 중 해킹 사고를 당하고도 수사를 의뢰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일반 개인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이디를 도용당하거나 인터넷게임 아이템을 빼앗기는 사례도 있죠. 기업의 경우는 예외에 속하지만 개인의 해킹 사례는 경찰에 도움을 청해봤자 수사가 이뤄지기 힘든 실정이죠. 이를 민간이 덜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사이버 세상에서 인터넷 범죄를 근절하겠다”는 이정남 사장의 꿈을 이루기에는 몇 가지 난관이 존재한다. 우선 공인탐정 관련법이 상정만 된 채 여전히 계류 중이다.
“당장 민간이 수사를 하지 못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역할의 분담은 필요합니다. 기업은 해킹당한 사실을 알리지 않기 위해 수사를 의뢰하지 않고, 개인은 수사를 해주지 않으니 아예 경찰을 찾지 않게 되면 인터넷 범죄의 근절은 꿈도 꿀 수 없죠. 결국 국내 사이버 세상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곧바로 탐정 업무에 들어갈 태세다. 이를 위한 인적 조직까지 이미 갖춰졌다. 이정남 사장 스스로도 보안 전문가지만 경찰 시절, 그리고 해커스랩 시절부터 연을 맺고 지낸 해커 10여 명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사건만 터지면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인재들이다. 이미 사이버 범죄와의 선전포고는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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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9일 수요일
사이버 탐정 이정남 인터캅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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